한창단풍철인 탓인가.. 설악산 등반로는 온통 사람으로 가득차 있다.  불행의 시작은 한계령이 막히는 것 부터 시작한다.  원래 일정은 윗쪽까지 올라가서 천천히 즐기면서 오색약수까지 내려와서 기다리고 있던 차량과 합류하여 식사하고 오대산으로 이동하는 계획이었는데..  한계령이 막혀 차가 제대로 못올라가자.. 도중에 내려서 원래 원래 목적지 까지 올라가서 다시 돌아 내려오도록 바뀌었다.  뭐 조금 서두르면 될거라나.. ㅠㅠ 

 하여간 필카와 디카 2대(카메라두대만도 4kgㅠㅠ)를 들고, 삼각대와 기타 짐이 들어있는 가방을 짊어지고 산행을 시작한다.  살짝 뿌옇긴 했지만 비교적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에 "잘 왔다~" 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며 기분좋게 산길을 오른다. 
 도중 도중 사진도 찍어가면서 즐겁게 올라가는데, 은근히 힘이 든다.. 올라도 올라도 내리막 턴지점이 안나오넹ㅠㅠ..이제는 좀 내려가야하지 않나? 중얼중얼거리며.. 자꾸만 자꾸만 계속 오른다...  시간은 흘러간다. 등선대까지 오르고 다시 내려가는데, 처음엔 그려러니 하고 걸었는데, 나중에 보니 복귀 시간이 한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 거리는 7-8키로가 더 남았다. ㅠㅠ  사진찍으면서 오긴 했지만, 내가 그렇게 늦게 걸은 것도 아닌데..

 카메라 두대 들구 딩가딩가 찍으며 걷다가 왠지 불안해서 한대 가방에 집어 넣고 걷다가.. 나중에는 시간내에 못내려 갈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하여, 사진이건 나발이건 가방에 전부 집어 넣고 산을 달려 내려가기 시작한다.  빌어먹을 3G 폰 터지지도 않고, 떠나는 시간은 다가오고, 일행도 없으니.. 죽어라 달린다.. 슬퍼도 달린다.. 인생은 그런거야~♬ 
  설악산의 절경이 안구에 맺히기도 전에 휙휙 지나간다.. ㅠㅠ 안구에 맺히는 건 습기 뿐..~..군대 산행이 후 산에서 뛰어보긴 처음이다..ㅠㅠ 사람은 꽉차서 길도 안나고,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미친듯이 뛰어내려간다.  이래서 혼자 고속버스 여행오면 안된다 ㅠㅠ 일행도 없고, 나만 설악산에 버리고 출발할것 같은 위기감에.. 설상가상 전화도 안터지니 원..  걍 역시 난 무계획 무일정으로 오는게 편안하다..
 
 예정시간에 10분쯤 늦어 오색약수 부근에 도착!! 인솔자와 드디어 전화통화가 됬다. 미친듯이 숨을 몰아쉬며, "차 안출발했습니까? 늦어서 죄송합니다.."   인솔자왈.." 아~ 전화통화가 다들안되서.. 한시간 시간 연기했습니다. 이렇게 오래 걸릴줄은 몰랐네요.. 사람들 아직 오지도 못했습니다.~ 다 오셨으면 식사나 하고 오세요~" 
 "#$%^& 뻐흑휴!!!!!"  그럼 그렇지.. 내가 늦은게 아니었지..ㅠㅠ 내가 아무리 니코틴부족으로 헉헉거리긴 했어도, 늦게 걸은건 아닌데, 제시간에 사람들이 갔을거라 생각한게 실수였다.   하여간 오색약수터에서 산채비빔밥 정식과 병맥주 한병을 시켜서 맥주를 들이키며 산채 비빔밥을 먹고 천천히 버스로 이동했다.  
 나중에 알게된 일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거의 밥도 못었다고 한다 ...  허나 이것이 또 나의 2차 불행의 암시라는 것을 나는 그때는 모르고 있었다....

 

































Nikon F6 , D700
Nikon 24-70N  ZF 50.4
Fuji Sensia 100, Kodak E100VS 
Nikon Coolscan 5000ed
Creative Commons Lic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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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Astralshot 2008/11/24 09:1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간만에 날씨가 받쳐주었더니 시간의 압박이란 말인가
    시간의 압박은 절경을 제대로 찍을수 없게 하는거이징 ㅋㅋㅋ
    필름사진은 가을과 궁합이 맞는듯... 사진좋구만^^

    • BlogIcon guldary 2008/11/24 13:00  address  modify / delete

      쩝.. 채도가 비교적 약한 Sensia가 남아 있어서 그걸로 찍고 다른 필름으로 교체하려는데, 시간이 늦어서 이후로 사진기 가방에 넣고 달리느라 거의 찍질 못했지..ㅠㅠ 산악구보 덕에 무릎압박에 3-4일 고생..

  2. BlogIcon balbadaq 2008/11/24 10:4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뒤에 물방을 보케가 돋보이는 단풍사진 나의 매마른 감성을 자극하는구만. 좋은 사진 잘 보고 가오~ 당분간 이몸은 찍기보다는 그냥 보기만 해야할듯 하오~ 내몫까지 찍어주시오~

    • BlogIcon guldary 2008/11/24 13:01  address  modify / delete

      ㅋㅋ 그래도 몇개월 뒤면.. 풍경/야경사진사에서 베이비찍사로 바뀔거 아니오.. ㅋㅋ 나는 영원한 풍경찍사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한 기분에 늘 산다오..

  3. 2008/11/24 17:3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존핸 압박스러운 등산이었구만
    회사서 등산가는것도 정말 짜증나는데 스스로 산에 올라가다니 무서븐녀석
    앞으로 마운틴 심이라 불러주겠다 ㅋㅋ

    • BlogIcon guldary 2008/11/28 13:08  address  modify / delete

      나도 개인적으로 등산은 좋아 하지 않소..
      위에다 떨거줄테니 내려만 오면 된다구 해서 갔더니..ㅠㅠ
      왠 산길에서 길이막혀서..
      뭐..예정에도 없던 등반을 한 탓이징..

  4. BlogIcon MISOLPA 2008/12/02 12:1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흐미.. 그 장비들을 다 들구 산행을?
    힘좀 쓰시나봅니다~
    저라면 올라가다 쓰러질듯.. ㅋ
    보케 배경속의 단풍잎 사진이 저두 참 좋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