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남대문 상공회의소에 갈일이 있어 들렸다가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는 중, 이동식 차량에서 파는 우동이 눈에 들어왔다.. 날도 쌀쌀하고 국물이 땡겨서 차량앞으로 다가섰다.. 주인아주머니는 정성스레 유부를 자르고 있었고, 다른 아줌마 손님이 우동을 먹고 있었다..
"아주머니 국물 맛있죠? 이게 8시간 동안 끓이고 북어를 넣고 다시마도 듬뿍넣고 화학조미료를 안넣고.." 주저리주저리..
그러나 그 손님 아줌마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맵다면서 우동면발만 비우고 자리를 비웠다.
그뒤로 내가 주인아줌마 앞에서 우동한그릇 달라 하니.. 이전 손님 아줌마의 먹다 남긴 국물을 버리며,
"이게 어떻게 끓인건데.. 이 국물이 진짠데..이걸 남기나.. 총각은 국물남기지 말고 다먹어야 해..."
(헉~뜨~ㅠㅠ)
나름 면식을 좋아하는 나로선 그정도 양은 우습긴 했지만.. 아주머니의 강요성 발언은 심히 압박이었다.
우동 한그릇을 내려 놓더니.. 면을 후루룩 먹는 나에게 또 한소리 한다..
"툥각~ 내가 유뷰도 많이 넣어 줬는데, 면이랑 유부랑 같이 먹어~그래야 제맛이야~" ...
흐으음..... 주인아주머니는 지독한 장인정신 소유자인가? 국물매니아인가..??
먹는 내내 국물이 맛있을 거라고 계속 말을 건다..
"이게 강남의 고급우동집 국물보다 맛있다고 하는 거야.. 내가 화학조미료는 일체 안넣고 다시마 듬뿍에 북어로 시원한 국물내고 좋은 재료로 만든거야.. 유부도 좋은거 쓴다구~ 거기다 온갖 좋은 재료를 넣어서 쌍화탕(ㅠㅠ 왠 쌍화탕??)보다 더 몸에 좋을걸~"
먹어보니 일반적인 기계우동집 우동국물과 일식우동의 중간적인 맛에.. 국물의 뒷여운이 짭짜름하게 남으면서 시원한 느낌이 괜찮았다... 다만 길거리 우동이다 보니 고춧가루를 많이 뿌려줬는데... 보통 국물맛이 밋밋한 우동이나 기사식당 기계우동(메카닉 우동인가?ㅋㅋ) 같은 국물맛이 좀 떨어지는 저급 우동에서 국물맛을 감추고 얼큰한 느낌으로먹으라고 고춧가루를 뿌리곤 하는데, 여기 국물은 굳이 고춧가루로 맛을 숨길 필요가 없을 정도로 국물이 괜찮은 편이었다.. 그래서 주저리주저리 계속 떠들고 계신 주인 아주머니께..
"아주머니.. 이정도 국물이면 굳이 고춧가루 안넣어도 되지않을까요? 그대로의 맛이 뒷여운이 짭짜름하고 시원해서 괜찮은데요.." 라고 하니..
헉...아줌마 삘~받았네..ㅠㅠ
"그렇지!! 그렇지!! 툥각 우동먹는 법을 좀 아네.. 요즘 다 매운거만 찾아서 고춧가루를 넣는거만 찾아.. 이국물이 말이야.. "
또 아까와 비슷한 레퍼토리의 국물자랑이 또 시작된다..
뭐 나야 우동 좋아하니 국물까지 비운상태였고, 아주머니는 또다른 제안을 한다..
"툥각 고춧가루 안넣은 국물 좀 먹어봐~"
하면서 다 먹은 우동그릇을 가져가더니, 국물을 퍼주고 파와 유부와 김가루를 얹어서 국물을 다시 덜어 주었다..
"툥각 고춧가루 안넣은 거니 국물 맛좀 봐봐~"
허나 여기서 아줌마의 장인정신 일면을 본것이.. 그냥 어짜피 내가 먹던 우동그릇인데 거기다 다시 국물을 주면 되는데, 그 그릇에 물을 부어 그릇바닥에 약간 남아 있는 고춧가루의 잔해를 말끔히 행군다음에 국물을 퍼준것이다..
'오~ 이 아줌마 매니악하다' 라는 생각이 문득...
국물마시며 심심해서 만두하나 더시켜먹으면서 국물얘기 한 10여분 더 듣다가 버스로 귀가 했다..
간만에 만난 음식에 대한 프라이드가 높은 사람을 만난거 같다..
예전.. 공덕동 장가네 곱창구이집에서 굽구있는 덜익은 곱창 뒤집는 찰나 주인아저씨가 "안돼!!!" 외치며 뛰어들어 곱창은 지금 뒤집으면 안된다는 설교와 곱창구이 예찬론을 10여분간 들으며 먹었던 때 이후 간만에 본 매니악한 주인장이었다..
YTN건물 맞은편 남대문 바라보고 우회전하기전 대로~ 횡단보도 앞.. 뭐 극찬정도는 아니지만 나름 괜찮았으니 땡기면 지나다 드셔보시라~ ㅋㅋ
부록? 이미지는 2년전쯤 찍은 남대문샷 ~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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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집 아줌마...궁금하네.. 나두 함 가봐야쥐~~
날씨가 아주 좋았던 날이었던 같소~
저도 출장 갔던날 저거 보고왔거덩요~
근데 저 창에 찔리면 죽나요??ㅋㅋ
헤헤~ 오랜만에 뵙네요.. ^^
출장이라 하시면 서울쪽은 아니신가보네요?
이거 찍었을땐 따뜻해서 괜찮은데, 저번주 경복궁에서 저런 행사 할땐 당사자들은 추워서 벌벌떠는 표정들이더군요.. 참..돈벌기 어렵습니다.ㅋㅋ
부산 살지요~ㅋㅋ
서울 출장? 교육? 기억도 안나네요..
하여튼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함 보고왔네염-
ㅋㅋ 매니악 우동아줌마.. 저두 만나서 얘기좀 들어보고싶네여..ㅋㅋ 급! 우동땡기는~
헤헤헤~ 딱히 대단한 맛은 아니지만, 아줌마랑 이런저런 얘기 하다면서 먹다보니.. 재밌는 분이시더군요^^